올 해도 지인의 배려로 밭 한 골을 얻어 주말농장을 시작하였다. 밭 한 골에 심은 채소 종류가 가히 놀라울 따름이다. 고추, 호박, 가지, 적치커리, 상추, 적상추, 들깨, 오이, 방울토마토...
요즘은 토요일마다 저녁 나절에 남편과 함께 밭을 찾는다. 온천천 상류 신천교 옆에 있는 밭은 집에서 이십여분이면 닿는다. 밭 바로 옆에 차를 댈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여간 편리하지 않다. 채소들을 거두어 돌아오는 차 안에서 싱싱한 방울토마토를 옷에 스윽 닦아 남편 입에 넣어주면서 함께 먹는 맛이 참 좋다.
가끔 드라이브 코스가 길어지기도 하는데, 아직 해가 남아 있으면 그 길을 달려 온천천 변에 가꾸어논 코스모스길과 야생화꽃길을 걷다가 돌아 오기도 한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저녁나절, 아무도 없는 꽃길을 함께 거니노라면 이십여년전의 두근거림은 없지만 잔잔한 행복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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