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가에서

매일의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저녁 강가처럼 하루를 돌아볼 수 있다면...

저녁강가 단상

이젠 가을을 떠나 보내야 한다.

안동꿈 2014. 11. 25. 22:28

어젯밤 내린 비로 떨어져 내린 가을...

어제 퇴근길에 보아두었던 풍경인데, 날이 밝으면 꼭 찍으리라 생각하고 돌아갔었다. 출근길에 부산하게 움직이며 건져 올린 사진들이다.

 

난 사람에게는 그다지 호들갑스럽지 않은데, 왜 자연에게는 이렇게 호들갑스러운걸까. 나무는, 단풍은, 노을은, 하늘은, 강은 내가 아무리 좋아해도 내가 좋아하는 것 때문에 나에게서 멀어지지 않으니까, 마음껏 좋아해도 되니까...

 

예쁜 사진들을 골라 친구들 밴드에 올려놓았다.

'단풍보고 잠시나마 우울한 마음을 떨쳐보낸다'는 한 친구의 댓글에 마음이 아린다. 단풍 사진 찍느라 달뜬 내모습이 그의 우울을 더하지 않았기를...

 

이젠 가을이 떠나려 한다.

가을은 쓸쓸함과 같은 말이다. 언제나 가을은 올때부터 갈 채비를 서두른다.

아니, 가을은 늘 뒷모습만 보았던 것 같다. 낙엽이 그렇고, 노을이 그렇고, 갈대가 그렇고...모두 떠나가는 쓸쓸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이젠 돌아서야 한다.

쓸쓸한 뒷모습을 보는 일은 참 힘든 일이다.

하루의 발을 씻고, 내일의 땅을 딛기 위해 잠을 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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