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내린 눈으로 수묵화 병풍처럼 펼쳐진 먼 산을 바라보며 출근을 합니다. 고층 건물들 사이로 풍경이 보이다 말다를 반복하니 마음은 더욱 아쉽고 간절하여 집니다. 지하철에서 빈 자리도 마다하고 서서 창밖으로 눈풍경을 쫓아갑니다. 아득하게 보이는 먼 산의 눈풍경 한 조각의 아름다움이 가슴으로 스며듭니다.
우리의 눈은 참 놀랍습니다. 멀리 보이는 한조각의 아름다운 풍경도 담아 가슴에 전해 줍니다. 그 눈에 담아지는 풍경을 카메라 렌즈에 담아보려 하면 늘 실망합니다. 눈으로 본 만큼 렌즈에 담아지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만든 것과 사람이 만든 것은 결코 비교할 수가 없는 것이죠. 우리의 눈을 흉내내어 카메라를 만들고 성능을 더 향상시켜 보지만 이 작은 눈이 가 닿아 건져올린 아름다움을 카메라가 결코 건져 올리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늘 여유롭게 풍경을 누리기보다 부지런히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바쁘죠.
지하철에서 내려 걸으면서도 계속하여 멀리 눈 산을 쫓습니다. 그러나 고층 아파트들은 빈틈없이 그 풍경들을 막아섭니다.
아. 우리가 만든 수많은 것들이 하나님이 만드신 아름다움을 얼마나 많이 방해하고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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