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가에서

매일의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저녁 강가처럼 하루를 돌아볼 수 있다면...

저녁강가 단상

커피 한잔의 감사

안동꿈 2012. 6. 3. 18:24

토요일 오후

오늘도 바쁜 젊은 영혼들은 교회 청소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혼자 청소할 요량으로 교회에 내려왔다.

 

커피 마실시간은 많이 지났지만

우선 뜨거운 커피 한 잔을 타서 의자에 앉았다.

 

한 모금을 마시니

커피 한잔에 대한감사들이 마음속에 잔잔히 흐른다.

 

나의 몸이 건강하여 이 커피 한 잔을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

감사한 일이며

 

비록 조그만 커피믹스 하나지만 이걸 구할 돈이 내게 있으니

감사하고

 

우리에게 전기가 있어 커피포트에 금방 팔팔 끓는 물을 얻을 수 있으니

또한 감사하며 

 

무엇보다도 내 마음이 고통에 휩싸여 손하나 까딱하기도 힘겨운 상황이라서

커피 한 잔 타 마실 의욕이 없다면 그 얼마나 불행이랴

내가 그렇지 않음에 또한 감사하다.

 

아니

그 무엇보다고

내가 이 커피 한 잔을 앞에두고 이토록 넘치는 감사를 할 수 있는 것이

내겐 한량없는 기쁨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