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오늘도 바쁜 젊은 영혼들은 교회 청소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혼자 청소할 요량으로 교회에 내려왔다.
커피 마실시간은 많이 지났지만
우선 뜨거운 커피 한 잔을 타서 의자에 앉았다.
한 모금을 마시니
커피 한잔에 대한감사들이 마음속에 잔잔히 흐른다.
나의 몸이 건강하여 이 커피 한 잔을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
감사한 일이며
비록 조그만 커피믹스 하나지만 이걸 구할 돈이 내게 있으니
감사하고
우리에게 전기가 있어 커피포트에 금방 팔팔 끓는 물을 얻을 수 있으니
또한 감사하며
무엇보다도 내 마음이 고통에 휩싸여 손하나 까딱하기도 힘겨운 상황이라서
커피 한 잔 타 마실 의욕이 없다면 그 얼마나 불행이랴
내가 그렇지 않음에 또한 감사하다.
아니
그 무엇보다고
내가 이 커피 한 잔을 앞에두고 이토록 넘치는 감사를 할 수 있는 것이
내겐 한량없는 기쁨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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