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님의 책 중에서 내가 처음 읽은 책은 '내가 자랑하는 복음' 이다. 그 책을 읽은 후부터는 다른 모든 기독교 서적들은 읽기를 잠정 중단했다. 그 뿐 아니라 일반 서적들도 거의 읽지 않았다. 나는 책 한 권을 감동있게 만나고 나면 그 저자의 책만 집중해서 읽는 편이다. 스스로도 편식이 좀 과하다 싶어 직장에서 하는 독후 프로그램에서 다른 책을 시도해 보았지만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로이드 존스 목사님의 책은 대부분 설교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다. 오 십 여년 전의 설교가 여전히 시의적절하고 열정적으로 다가온다. 말씀이 꿀과 송이꿀보다 더 달다는 것을 새록새록 깨달으며 읽는다.
최근에 요한복음 강해설교집을 읽는 중이었다. 직장에서 어려운 상황이 일어났다. 나는 공정한 과정을 거쳤고 그 결과도 공정하였지만 그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 막무가내로 공격을 받게 되었다. 절차상 문제가 없고 공정했기 때문에 불안하지는 않았지만 이 싸움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잊을만 하면 불쑥불쑥 생각나 심장을 벌렁이게 했다. 그들은 노골적으로 불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어느날 저녁을 먹은 후 다소 무거운 마음으로 어제 읽다만 부분부터 읽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내가 마음에 가지고 있는 질문을 조용히 듣고 계시다가 정확하게 대답해 주시는 주민의 생생한 대답이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 또한 이 일을 언제까지, 어떻게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내 마음속의 생각들을 하나님께 요구하지도 않아야 한다는 것.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시간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주권적으로 하실 부분이라는 것. 내가 할 일은 인내로써 기다릴 것 뿐이라는 것.'
이것이 하나님께 들은 생생한 대답이었다. 하나님의 음성은 따뜻하고 다정했다. 긴긴 페이지를 할애하여 세밀하게 위로하시는 말씀은 들어도 들어도 더 듣고 싶은 말씀이었다. 가슴이 뛰고 눈물이 났다. 두 세줄 읽다가 고개 들어 천정 한번 쳐다보고 다시 읽기를 반복했다. 폭포수처럼 한꺼번에 쏟아지는 감동에 숨이 찼기 때문이다.
그들은 처음의 그 혈기왕성하던 불법적인 대응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았다. 그들의 심경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새로운 어떤 상황이 일어났는지 나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이 선전포고했던 모든 일들은 하나도 실행되지 않았다.
하나님과 하나님의 자녀의 신실한 교제는 이렇게 말씀을 통하여 삶의 현장에서 생생하게 실행된다. 이러한 추억들을 차곡차곡 간직한 자녀들에게 이 땅의 삶은 놀라운 기적의 공간이다.
'우리 서로 받은 그 기쁨은 알 사람이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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