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가에서

매일의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저녁 강가처럼 하루를 돌아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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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답했다(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 by 고명환

우리가 알던 개그맨 고명환은 어떻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을까?그의 책에서 여러번 언급했듯이 그는 죽음의 문턱에서 삶의 진짜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삶의 길이 막혔을 때에야 삶에 대한 참된 안목이 열린다는게 참 아이러니하다. 그는 큰 사고로 죽음을 앞둔 병실에서 할 수 있는게 책읽는 것밖에 없었다. 그때 읽은 수많은 고전을 통해 그는 진정으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자신을 구원한 이 비밀을 모든 사람들이 간절히 알기를 원했다. 책 표지의 내지에 그는 이렇게 적고 있다.'독자 여러분께 고전의 유익함을 알려드리고 싶어 이 책을 썼는데 그 유익함의 혜택을 내가 가장 많이 받았다. 역시 나를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1부. 나는 누구인가'나는 진짜..

즐거운책읽기 2025.03.12

고향친구

작년 12월 친정 조카 결혼식에 갔다가 어릴적 고향친구들과 연락이 닿았다.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살던 동네는 댐이 건설되면서 마을이 물에 잠기게 되었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살수있도록 새고향을 옮겨 마련해 주었지만 우리집은 아버지를 따라 부산으로 오게 되었다. 학교다니고 취업하고 결혼하고 아이키우며 정신없이 사느라 옛날 생각은 지우며 살았었다. 그후 세월이 지났으니 친구들도 전국에 다 흩어져 살고 있었다. 쉰을 넘기고 좀 여유가 생기니 연락 닿는 친구들 하나둘 불러들여 여남은 정도 단체 카톡에 모여있었다. 40년 만에 마주친 친구들은 그야마로 쉰을 넘긴 중년일 뿐이었다. 그 얼굴에서 숨은 그림 찾듯 어릴적 모습을 찾아내려 애썼다. 친구들 못습을 보면서 나도 그렇겠구나 돌아봐졌다. 그중에 한 남자 동기는 ..

좋은 아버지와 그 가정

꽤 오래 전 일이다. 직장의 옆 부서 신입 직원의 아버지가 직장에 찾아와서 딸에게 너무 많은 업무를 주어서 딸이 힘들어 견딜수 없다고 부서장과 부서 직원들에게 난리를 부리고 갔다는 소문이 온 직장 내에 파다하게 퍼졌다. 직원들은 모두 '그 직원이 누구냐, 어떻게 된 상황이냐, 더러는 다 큰 성인이 얼마나 모자라면 부모가 직장에 찾아오게 하냐' 등 한동안 꽤 이슈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오늘 아침에 나는 좋은 아버지 되신 하나님을 묵상하면서 문득 오래 전 이 사건이 떠올랐다. 하나님은 우리가 문제들을 해결해 주시기를 구할때 직접 개입하지 않으시는것 같다. 또 즉각적으로 해결해 주시지 않으실 때가 많다. 우리 인생은 모든 문제들이 해결 된다고 행복해지는게 아니라는걸 하나님은 아신다. 좋은 아버지와 그 가정은..

작은 신앙고백 2024.10.23

그의 빛 안에 살면

교회 여성 중창단에서 주일 특송을 알려왔다. "그의 빛 안에 살면" 이었다. 언젠가 나도 부지런히 화음도 외우고 가사도 외워 부른 기억이 있는 곡이다. 음은 기억나는데 가사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유튜브에서 찾아 들어 보았다. 가사가 나에게 완전히 새롭게 다가왔다. 그때는 죽은 가사였다면 지금은 완전히 살아있는 가사였다. '그의 빛 안에 살면 갈 길 인도하시리. 주의 눈 내 일생을 지키시리 늘 지키시리 죽음의 골짜기도 주의 손 굳게 잡고 담대하게 나아가면 밝은 아침 보게 되리. 엎드려 기도하면 주님이 들으시리 모든 것 협력하여 선하게 이뤄주시리라. 내 곁에 주 계시니 두려움 전혀없네. 주님 날 사랑하니 세상이 감당못하네.' 감동된 구절 위주로 대략 적어 보았다. 청소하며, 식사 준비하며, 길을 걸으며..

작은 신앙고백 2024.07.28

친구들과 책 돌려보기

사 십년 가까이 만나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 매달 회비도 자동이체 하고, 두 달에 한번 정기 모임도 하고 또 요즘 세태에 맞춰 밴드도 운영하고 있어, 모임이 계속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 셈이다. 지난 번  모임엔 가수 김창완과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말나온 김에 책을 사자고 했다.서점에 들렀더니, 온갖 제목의 책들이 유혹을 해서 김창완 에세이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를 비롯하여  다섯명이서 각기 다른 책을 사서 돌려보기로 했다. 내가 고른 책은 김예원 변호사의 "사람을 변호하는 일"이었다. 실제 자신이 변호했던 사건을 주로 다루어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감동적이었다. 나의 재능과 능력을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사용하는 일은 참으로 사람이 얻을 수 있는 가장 귀한 가치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

카테고리 없음 2024.07.27

친구의 눈물

직장의 동갑내기 친구와 저녁을 먹고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친구는 몇 일 전 김창완 콘서트에 갔고 첫 곡에 통곡을 하고 말았다고 한다. 그 첫 곡은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 였다. 최근 우리는 직장에서 늘 보던 우리 동료와 상관을 각각 떠나 보냈다. 황망함에 눈물도 제대로 흘리지 못한 채 떠나 보냈다. 그 과정마저도 우리에겐 실수없이 처리해야 하는 하나의 업무여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일상은 마음의 빈자리를 금방 채웠고 우리는 마치 먼 과거에 있었던 일인양 살아가고 있었다. 친구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며 그 노래를 들었다. 나도 눈물이 많이 났다. 우리의 눈물은 마치 풍선처럼 부푼채 눌러져 있던 슬픔이 터져 나온 것 같았다. '슬픔은 오늘 이야기 아니요 두고두고 긴 눈물이 내리리니... ' 노..

저녁강가 단상 2024.07.16

나이듦 받아들이기

최근에 퇴직한 선배들을 만나는 자리가 있었다. 한 선배는 한 달전에 65세 이상에게 주는 어르신 교통카드를 받았다면서 쑥스러워하며 보여준다. 아직은 새내기(?) 어르신인지라 지하철을 탈 때 "감사합니다"라는 멘트가 너무 신경쓰인다고 한다. 우리는 지하철 개찰구 통과시 들리는 멘트에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는데 당사자에게는 그 좋은 "감사합니다"라는  단어가 " 나 65세 이상  노인이오" 하고 공포하는 것이니 거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누구나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과 사회적 시스템이 인지하는 자신의 모습이 일치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그 일치가 반드시 행복의 척도는 아닐 것이다. 단지 그 경계선을 자연스럽게 넘어서는 것이  누구나 혼란스러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래에 어머님의 모습에..

저녁강가 단상 2024.06.19

출퇴근 길의 루틴

대부분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은 가장 최적의 출퇴근 루틴을 정한 뒤 매일 반복하게 된다. 나는 한시간 정도 걸리는 출퇴근 길에 버스, 동해선, 지하철을 거친다. 그 길은 눈 감고도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하다. 그 익숙한 길을 처음 갈때는 아주 사소한 것까지도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마치 광야에 내던져진 느낌이다. 스쳐 지나가는 행인들도 매우 유해하게 느껴진다. 아주 익숙해지고 나면 내가 가는 그 길에 마치 투명관이 씌워진 것 같다. 수많은 사람들이 주변을 스쳐 지나가도 나의 길은 안전하다. 그 길은 나만을 위해서 만들어진 길이며 이리저리 살필 필모가 없다. 이것은 몸과 생각의 스마트한 합동작전으로 이룬 결과물이다. 생각이라는 주인이 정확하게 판단하고 지시하였고 몸은 성실히 그 지시를 따..

저녁강가 단상 2024.03.09

나는 왜 남이 한 음식이 더 맛있을까

나는 다른 사람이 만든 음식이 더 맛있다. 다른 주부들도 남이 한 음식이 맛있다고 얘기하는걸 많이 보았다. 그러고보면 이건 단순히 음식솜씨의 문제는 아닌것 같다. 나는 그 이유를 나름 고차원적으로 정리해 보았다. 음식을 요리하는 것은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과 같다. 재료를 다듬고 씻고 다양한 양념을 분량에 따라 첨가하되 그 특성에 따라 시간을 달리하여 넣고 여러 방법으로 익혀서 완성해낸다. 그 모든 과정에는 미세한 차이로 결과물이 현격히 차이가 나기도 한다. 이 작업의 집행자는 매우 몰두하여 속도감 있게 실행하므로 이 작업을 마치고나면 매우 소진되고 만다. 그는 이 상세한 과정을 통하여 온 몸과 영혼으로 이미 흠뻑 먹고난 후인 것이다. 이것이 자신이 만든 이 완성품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잃게 만드..

마음 속에 있는 것들을 다스림

사람들이 마음속에 있는 분노와 욕망을 드러낼 때 매우 불편하고 위태롭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에게서 불쾌감을 느낀다. 그러나 정직하게 자신을 들여다 보면 내 속에도 동일한 것이 있음을 깨닫는다. 어쩌면 솔직하지 못한 내가 그들보다 덜 도덕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나는 정직하기 위해 내 속의 감정을 드러내는게 맞는가. 우리 마음속에 악독과 분냄과 온갖 더러운 죄가 가득하다고 하나님은 말씀하셨다. 그리고 우리에게 죄를 다스리라고 하셨다. 내 속에 있는 죄들이 밖으로 빠져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떠한 핑계로도 옳지 않은 것이다. 내 의지로 그것들이 완전히 소멸되지는 않아도 끊임없이 하나님의 도우심을 의지하여 다스리고 통제하려고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솔직함을 핑계로 악이..

저녁강가 단상 2024.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