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가에서

매일의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저녁 강가처럼 하루를 돌아볼 수 있다면...

저녁강가 단상

삶이 공평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

안동꿈 2020. 8. 2. 20:30

아침 출근길에는 늘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특수학교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어머니와 아이들 무리를 볼 수 있다. 무심히 풍경처럼 지나쳤는데, 어느 날은 문득 그들의 고단한 삶이 마음 깊이 사무쳐왔다.

 

그들은 왜 고단한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일까?

그들에게 원인이 있는 것일까? 후에 그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것일까?

 

우리는 답을 알 수 없다. 다만 우리는 그 답을 스스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나는 그들을 보며 그들이 이유없이 당하는 고난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그들의 고통이 매우 숭고하게 여겨졌다. 동 세대에 함께 공유한 생명으로서 나눠가질 짐을 오롯이 부모라는 이유로 홀로 감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들의 묵묵한 인내가 아름다웠고 그 고통마저도 품을 수 있는 사랑이 경이로웠다. 그리고 그들이 여기서 지금 겪는 고난이 끝이 아니며 반드시 공평하고 정당한 보상이 주어질 것이라는 것. 그 시기가 언제인지 알 수 없을 지라도... 

이것이 내가 스스로 마련한 답이다.

그 답은 나에게 평강을 주었다. 그것은 나의 믿음과 가치관과 부합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고뇌의 대부분은 삶에 정답이 있고, 옳고 그른 선택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있는 게 아닐까. 우리는 찾을 수 없는 그 답을 찾느라 스스로를 괴롭히며 시간을 갉아먹고 있는지도 모른다.

스스로 믿음과 가치관에 부합한 답을 정하고 나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의 지혜가 아닐까.

 

뜨거운 8월의 초두에 갑자기 인생의 진지한 물음을 던져보았다.

'저녁강가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마음의 우물을 맑게 하는 것  (0) 2020.09.09
배타적으로 좋아함  (0) 2020.08.20
세바시 예찬  (0) 2020.06.21
육체와 정신의 바통터치  (0) 2019.10.20
우리는 가족들과 어떻게 대화하는가  (0) 2019.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