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 말은 진실로 맞는 말이다.
올해 '미스터 트롯' 이 대한민국을 뒤흔들어 놓았다. 나는 유행에 민감하지 못하여 주변의 소동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어느 날 아침 사무실이 시끌벅적했다. 미스터 트롯 인기투표에서 시스템이 마비될 정도였다는 둥 몹시 소란스러워서 너튜브에서 검색을 해 보았다. 그때 김○○ 이라는 가수가 눈에 띄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의 노래를 듣기 시작했다. 시간만 나면 그의 노래를 들었고 자꾸 접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가수의 모든 행동과 표정까지도 마음에 들었다. 때론 해야할 일들을 미루면서까지 거기에 몰두하였다. 특히, 너튜브는 더욱 이러한 환경을 조장한다. 한번 검색한 것은 계속하여 새로운 볼거리를 올려주니 피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나는 결심을 하고 김○○ 보기를 중단해야만 했다.
친구들과의 모임에서도 미스터트롯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다들 좋아하는 가수가 달랐다. 내 의견을 주장했다가는 마음만 상하겠다 싶어 나는 별로 내색하진 않았다.
우리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하곤 한다. 더욱이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는 혈기를 내며 싸우기도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고상하고 남이 좋아하는 것은 저속하다고 평가해버린다. 왜냐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긴 과정을 통해 논리와 합리성이 확보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뭔가를 좋아할 때 순간적인 선택으로 그 출입문을 통과하게 된다. 그 이후에는 더 깊이 그것에 몰입하며 매료된다. 나태주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무엇이나 오래 보면 예쁘고 사랑스럽기 마련이다. 그것이 한낱 풀꽃일지라도 말이다. 모든 사람들이 순수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뭔가를 좋아한다. 자신이 순수한만큼 다른 사람도 순수하다. 그것을 안다면 서로 심각하게 다툴 일은 없을 것 같다.
각자 좋아하는 것, 그것이 생명이나 생계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닌 것에 우리는 목숨을 걸고 싸운다. 그럴 때 우리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기억할 일이다. 우리는 각자가 가진 다름으로 인해 세상이 더욱 아름다움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말이다. 그 주장하는 것이 그 사람의 생명이나 생계를 위협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한 발 물러서야 하지 않을까? 한 발 물러서서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고려하여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여기에도 '뭣이 중헌디?' 하는 그 가치기준이 개입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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